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아동·청소년이 느끼는 우울·불안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3배 늘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3일 발표한 ‘2021 아동행복지수’를 보면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10점 만점)는 6.93점으로 2017년 7.27점보다 낮았다. 행복감은 7.24점으로 2017년(7.22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아동·청소년 1825명(일반가구 1243명, 저소득가구 58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코로나19 전후를 비교하기 위해 2017년 아동행복지수와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아동·청소년의 부정적인 정서는 대부분 심해졌다. 우울·불안은 2018년 3점 만점에 1.17점에서 지난해 1.24점으로 상승했다.
걱정도 1.31점에서 1.56점으로 깊어졌다. 공격성(1.12점→1.17점)이 높아졌고, 부모·공부·친구·외모·용돈 등에 대한 스트레스(3.18점→3.33점)와 외로움(1.12점→1.16점)도 커졌다.
스스로 평가하는 주관적 건강상태 점수(5점 만점)도 4.4점에서 3.84점으로 떨어졌다. 아동·청소년이 생각하는 주관적 학업성적(10점 만점)도 2018년 6.95점에서 지난해 6.22점으로 하락했다.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2018년 1.4%에서 지난해 4.4%로 3%포인트 증가했다.
돌봄의 질도 떨어졌다. ‘부모님이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고 답한 아동·청소년 비율은 2018년 16.4%에서 지난해 22.7%로 크게 늘었다.
부모의 체벌도 증가했다. ‘회초리 같은 단단한 물건이나 맨손으로 나를 때렸다’ ‘나에게 욕을 하거나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15.7%, 9.8%로 2018년(11.6%, 5.8%)보다 증가했다.
가구 소득에 따른 행복감 차이도 확연했다. 일반가구 아동의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7.47점인 데 비해 저소득가구 아동은 6.73점에 그쳤다. 저소득가구는 중위소득 50% 미만(지난해 4인 가구 기준 월 475만원)을 뜻한다.
가정환경에 따른 행복 격차는 수면·공부·미디어·운동 등 성장에 필요한 일상활동을 고려해 점수화한 ‘아동행복지수’에서도 확인됐다. 아동행복지수(4점 만점)가 0점인 아동 비율이 일반가구는 4.0%였지만 저소득가구는 6.6%였다. 재단 관계자는 “학교 문이 닫히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단절되는 등 코로나19가 저소득가구 아동·청소년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032120035&code=940401)
